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세인트 세이야 넥스트 디멘션 : 명왕 신화』 리뷰 - 운명과 시간을 넘어선 성전의 신화

by bomkija 2025. 6. 18.

개요

《 세인트 세이야 넥스트 디멘션 : 명왕 신화 》 는 쿠루마다 마사미가 집필하고 연재한 세인트 세이야정식 후속작이다. 기존 TV판이나 다른 스핀 오프(특히, 세인트 세이야 로스트 캔버스 : 명왕 신화)와 달리, 쿠루마다 본인이 직접 그리고 있는 정식 정사(正史)이며, 세인트 세이야 본편이후의 이야기와 과거의 18세기 성전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페가수스 세이야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아테나가 선택한 길은, 바로 과거로의 시간여행. 하지만 그 여정은 단순한 회귀가 아닌, 모든 세대의 성전과 신들의 음모를 밝히는 대서사시로 이어진다.

 

이야기의 시작 세이야의 저주와 시간여행

하데스와의 전쟁 이후, ‘페가수스 세이야는 하데스의 검에 찔려 생명이 끊어지기 직전의 상태에 빠진다. 그의 육체는 살아 있으나, 영혼은 사실상 죽음에 가까워진 상태다. 이를 지켜보는 아테나 키도 사오리는 그를 구하기 위해 시간의 신 크로노스를 찾아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는 대가를 치르고 시간여행을 감행한다.

아테나는 과거의 하데스가 어린 소년의 모습일 때 그를 제거해 세이야의 저주를 풀려 하지만, 이 선택은 곧 시간의 질서를 위반하는 중대한 금기로 작용한다. 크로노스는 아테나에게 과거로 갈 수 있게 해주지만, 그에 대한 대가로 아테나는 자신의 기억과 존재에 관한 중요한 조각을 잃게 되며, 본격적인 시간여행의 대서사시가 시작된다.

 

18세기의 성전 과거의 세인트들과 새로운 운명

아테나와 동행한 안드로메다 슌은 과거 18세기의 성전 시대로 도착한다. 그곳에서는 또 다른 아테나가 전생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곧 하데스와의 성전이 시작되려는 시점이었다. 이 시대에도 페가수스의 세인트가 존재했으며, 그의 이름은 텐마이다.

텐마는 세이야와 외형에서부터 성격 등 매우 유사한 점을 지닌 인물로, 과거의 세인트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세이야와 연결된 듯한 운명의 궤적을 걷는다. 이 텐마를 중심으로, 18세기의 브론즈 세인트들과 골드 세인트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성전이 다시금 시작된다.

 

골드 세인트들의 두 얼굴 고전과 신생 캐릭터의 융합

넥스트 디멘션의 매력은 기존 시리즈의 12궁의 골드 세인트들이 18세기에도 전혀 다른 인물로 재등장하며, 독자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충격을 안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레오의 카이저는 원작의 아이오리아와 다른 열혈적인 성격과 독자적인 개성을 지니며, ‘제미니의 카인과 아벨은 하나의 육체에 두 인격이 존재하는 독특한 존재로 묘사된다.

특히 카이저는 자신의 생명을 불태워 싸우는 성격으로, 골드 세인트다운 무게감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의 싸움은 단순한 전투가 아닌, 존재의 의미와 죽음의 아름다움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카인과 아벨은 쌍둥이자리의 복잡한 성격을 가장 극적으로 구현한 존재로, 선과 악, 운명과 자유의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하데스의 새로운 현신, 소년 아론

이 시대의 하데스는 아직 완전히 각성하지 않은 상태로, 인간의 모습인 아론이라는 소년의 육체에 깃들어 있다. 이 설정은 로스트 캔버스와 유사하지만, 넥스트 디멘션에서는 전혀 다른 인물로 전개된다. 아론은 순수하고 예술적인 감성을 지닌 소년으로 등장하지만, 점차 하데스의 어둠에 잠식되며 성전의 한가운데로 끌려들어간다.

그를 둘러싼 신들의 음모는 점점 깊어지고, 휴프노스와 타나토스를 포함한 명계의 신들은 아테나의 존재에 위협을 느끼며 전면적인 공격을 감행한다. ‘시간의 신 크로노스또한 아테나의 개입을 경계하며, “신과 인간”, “과거와 미래의 충돌이 점차 본격화된다.

 

인간의 운명을 넘어 신들과의 본격 충돌

이 작품의 중후반부터는 단순한 전투를 넘어서 운명시간이라는 거대한 개념들이 서사의 중심축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시간 여행으로 인해 발생한 두 명의 아테나는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위협이 되며, ‘키도 사오리와 전생의 아테나가 접촉하게 될 경우, 현실 그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편, 텐마와 브론즈 세인트들은 신들에 맞서 싸우며 점점 세인트란 무엇인가에 대해 각성하게 된다. 세이야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신의 존재에 굴복하지 않고 인간의 자유 의지로 저항하는 상징적 존재로 묘사된다. 이는 세인트 세이야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인간은 신에게 지지 않는다라는 서사와 직결된다.

 

풀 컬러의 미학과 정통 스토리의 중후함

넥스트 디멘션은 특이하게도 전편 풀 컬러 연재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쿠루마다 마사미의 일관된 작화 스타일을 보완하면서도, 시간 여행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더 풍부하게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황금빛 사원, 새벽녘의 전장, 검은 명계 등 다양한 배경이 색감으로 생동감을 얻으며, 캐릭터의 감정 또한 색채로 표현된다.

작화 자체는 최신 만화들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편이나, 그 안에 담긴 무게감과 상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캐릭터들의 대사 하나하나에는 고전적인 웅장함과 인간적인 고뇌가 깃들어 있으며, 전통 신화 서사의 감성을 잘 살리고 있다.

 

총평 - 세이야를 구하기 위한 여정 그 이상의 의미

넥스트 디멘션은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라, ‘세인트 세이야라는 우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신화적 여정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SF적 장치와 고전 신화의 융합, 새로운 골드 세인트들의 매력, 인간과 신의 갈등, 그리고 페가수스라는 운명의 영웅상까지. 이 작품은 단 한 페이지도 헛되이 흘러가지 않는다.

불규칙한 연재와 구식 작화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서사의 깊이와 감정의 울림, 그리고 쿠루마다 마사미만이 쓸 수 있는 정통 스토리의 중량감이 이 작품을 살아 숨 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