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세인트 세이야 : 레전드 오브 생추어리』는 원작 『세인트 세이야』의 가장 유명한 파트인 12궁편을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2014년에 현대적 시각과 기술로 리메이크하여 만든 3D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약 9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아테나와 브론즈 세인트들의 여정을 그려낸 이 작품은, 기존 팬과 신규 관객 모두에게 다른 감각의 세인트 세이야를 제시했다.
프롤로그
‘키도 미츠마사’와 그의 집사 ‘타츠미’가 히말라야의 얼음 동굴을 탐험하던 중,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것은 골드 세인트인 ‘사지타리우스의 아이오로스’가 자신의 품안에 한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오로스는 미츠마사에게 16년 후 젊은 세인트들이 아테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숨을 거두며, 자신의 사지타리우스의 크로스를 남긴다.
사오리의 각성과 성역으로의 여정
시간이 흘러 16년 후 평범한 소녀로 살아가던 ‘키도 사오리’. 그녀는 16년전 아이오로스가 죽기 전 키도 미츠마사에게 맡긴 아기로, 현재 키도 미츠마사의 손녀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괴이한 남자들에게 습격을 받게 되고, 이때 그녀를 구하기 위해 브론즈 세인트인 세이야, 시류, 효가, 순, 잇키가 등장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 그녀를 지키기 위해 훈련을 받아온 세인트들이며, 사오리를 진정한 여신으로 인도할 사명을 지닌 자들이다.
성역에서는 교황이 키도 사오리가 아테나를 사칭하는 가짜라며 그녀를 제거하려 한다. 어느날 밤 교황의 명을 받고 키도 사오리를 제거하기 위해 ‘레오의 아이오리아’가 찾아온다. 그는 ‘사지타리우스의 아이오로스’의 동생으로 형이 성역을 배반했다는 오명을 씻기 위해 이 임무에 자원한 것이다. 아이오리아는 키도 사오리가 발휘하는 코스모를 보고 어쩌면 진짜 아테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공격을 멈춘다. 그리고 그녀에게 성역으로 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난다.
성역 12궁 전투
브론즈 세인트들은 키도 사오리와 함께 성역에 도착하여 12궁을 통과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부터는 원작과 거의 같은 스토리로 진행된다. 백양궁에서 ‘아리에스 무우’는 짧은 오해 끝에 그들이 지나가는 것을 허락한다. 금우궁에서는 ‘타우러스 알데바란’이 세이야들의 실력과 그 진심을 시험해보고 인정해 준 뒤 길을 열어주었다.
거해궁에서 ‘캔서 데스마스크’는 효가와 시류를 저승 입구로 순간 이동시키지만, 효가는 그의 스승인 ‘아쿠아리스 카뮤’에 의해 구출되어 보병궁 사원으로 간다. 그곳에서 효가는 스승과 싸워 승리한다. 한편, 세이야와 슌은 사자궁에 도착하고, 아이오리아와 대치한다. 저승 입구에서 데스마스크는 사악한 본성 때문에 자신의 골드 크로스에게 버림받고, 시류에게 패한다.
세이야와 슌이 아이오리아와 싸우는 동안, ‘바르고 샤카’가 그들을 구출하고, 아이오리아를 막아 브론즈 세인트들이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천갈궁에 도착한 세이야와 슌은 ‘스콜피오 미로’의 공격을 받으며, 전투는 인마궁까지 격화되고, ‘카프리콘 슈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거해궁으로 돌아가 사오리는 무우와 알데바란과 함께 도착하여 의식을 잃은 시류와 효가를 부활시키지만, 그녀 또한 코스모를 잃고 점점 약해진다. 세이야와 슌이 각각 미로와 슈라와 싸우는 동안, 피닉스 잇키는 슌을 구출하고 대신 슈라와 교전하지만, 브론즈 세인트 모두 패배한다. 그 후 미로는 아이오로스의 유언을 발견하고, 아테나를 브론즈 세인트들에게 맡긴다.
최종 결전
결국 브론즈 세인트들은 인마궁에 도달한다. 여기에서 세이야는 사지타리우스의 크로스를 장착하고, 아테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결전이 펼쳐진다. 교황으로 위장한 ‘제미니의 사가’는 자신의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사오리를 죽이려 하고, 세이야는 아테나를 위해 전력을 다해 싸운다. 사오리는 마지막 순간 코스모를 폭발시켜 진정한 여신 아테나로 각성하고, 세이야와 함께 힘을 합쳐 사가를 물리치게 된다.
사가를 쓰러뜨린 후, 살아남은 골드 세인트들은 진정한 아테나의 귀환을 인정하게 된다. 사오리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브론즈 세인트들과 함께 다시 지상의 평화를 위해 싸울 것을 다짐한다. 영화는 인간과 신, 운명과 자유 의지 사이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막을 내린다.
총평
『세인트 세이야 : 레전드 오브 생추어리』는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한 작품이다. CG라는 새로운 형식, 대폭 축약된 이야기, 캐릭터의 해석 변화 등은 기존 팬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히 세이야의 크로스 장착 장면이나 사오리의 각성 연출은 비주얼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다만 12궁 편이라는 깊이 있는 스토리를 단 한 편의 영화로 다 담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부 골드 세인트들의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전투 자체도 짧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신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새로운 세대에게 세인트 세이야의 세계를 소개하는 입문작으로서는 훌륭한 시도이며, 원작 팬에게도 색다른 감상 포인트를 제공한다. 가장 빛나는 점은 아마도, 세이야와 사오리라는 캐릭터가 현대적 감성과 CG기술을 만나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