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세인트 세이야 : 세인티아 쇼』는 원작 『세인트 세이야』의 스핀오프 시리즈로 2013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연재되었으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작품이다. 세인티아 쇼에서는 원작의 남성 세인트가 아닌, 여성 성투사 즉, ‘세인티아’라 불리는 소녀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여신 아테나를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지키는 그림자 호위대이다.
이야기는 세인트 세이야 본편의 "은하 전쟁 편" 직후에서 "12궁 전투 편" 사이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며, 본편의 세계관과 교차하면서 독립적인 시점으로 전개된다.
프롤로그 - 숨겨진 전사들의 이야기
평범한 소녀 ‘쇼코’는 언니 ‘쿄코’가 행방불명 된 후 그녀를 찾기 위해 성투사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사실 쿄코는 여성 성투사인 ‘세인티아’가 되어 여신 아테나를 보좌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행방을 찾던 중 쇼코 또한 자신의 내면에 잠든 코스모를 각성하며 ‘에쿠레우스(조랑말자리)’의 크로스를 계승하게 된다.
하지만 이 때,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부활의 기회를 노리고 이 세계를 다시 혼돈 속에 빠뜨릴 계략을 세운다. 에리스는 타락한 여성 전사 집단 ‘드리어드’를 부활시키고, 인간 내면의 증오를 먹이삼아 세력을 키운다. 쇼코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거대한 전쟁의 서막 속으로 던져지게 된다.
세인티아의 각성과 소녀들의 전장
쇼코는 처음에는 전투 경험이 없고, 자신이 크로스를 입을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를 의심한다. 하지만 같은 세인티아인 ‘델피노스(돌고래자리) 미이’, ‘코로나 보레알레스(북쪽왕관자리) 카티아’, ‘울사미노르(작은곰자리) 샤오린’, ‘카시오페이아(카시오페이아자리) 엘다’ 등의 지지를 받으며 점차 성장해 나간다. 각각의 세인티아는 과거에 상처를 입은 인물들이며, 아테나와의 인연을 통해 전사가 되었다. 이들은 전장에서 함께 싸울 뿐만 아니라, 서로의 감정과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쇼코는 이들과의 유대를 통해 코스모를 각성하며, 진정한 세인티아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아리에스 무우’나 ‘페가수스 세이야’, ‘드래곤 시류’ 등 원작의 일부 인물들과도 마주하게 되며, 성역의 질서 안에서 세인티아가 어떤 존재인지를 인식하게 된다.
에리스의 위협과 드리어드의 침공
에리스는 쿄코의 육체를 빼앗아 현세에 다시 부활하려 한다. 그녀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분노와 분열의 감정을 자극해 ‘드리어드’라는 타락한 여전사 집단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세인티아와 유사한 능력을 지녔지만, 아테나가 아닌 에리스를 위해 싸우는 존재들이다. 각 드리어드는 특정 감정(질투, 증오, 오만 등)을 상징하며, 세인티아의 마음을 흔들고 그들을 무력화시키려 한다. 도시는 혼란에 휩싸이고, 사람들의 정신 상태마저 에리스의 힘에 의해 병들기 시작한다.
에리스 사원 침공과 세인티아의 진격
에리스의 영향력은 점차 확장되어, 일반 시민들까지 증오와 분열에 물들게 만든다. 도심에서는 혼란이 퍼지고, 에리스가 부활을 완성하기 위한 ‘드라이 애플(불화의 사과)’의 힘이 점점 강해진다.
세인티아들은 아테나의 지령을 받아 에리스가 숨어 있는 사원으로 향하고, 이 과정에서 각각의 드리어드들과 격돌한다. 드리어드들은 인간이 가진 가장 어두운 감정을 부각시켜 세인티아를 혼란에 빠뜨리지만, 쇼코와 동료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이를 극복한다.
쇼코와 쿄코, 자매의 운명과 최후의 전투
결국 쇼코는 에리스가 완전히 강림하기 직전, 쿄코의 의식을 되찾기 위해 마지막 전투에 나선다. 쿄코는 완전히 에리스의 그릇으로 사용되고 있었고, 자매가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언니가 아니었다.
쇼코는 자매로서 쿄코를 구하고 싶은 마음과, 세인티아로서 세상을 지켜야 하는 사명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하지만 아테나와 동료들의 격려 속에서 자신의 코스모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마침내 쿄코와 마주하게 된다. 쇼코는 에리스의 정신 지배를 뚫고 쿄코의 마음을 되찾는 데 성공하며,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세인티아로 완성된다.
하지만 쿄코는 에리스의 신력을 완전히 억제한 채 스스로 소멸을 택하고, 쇼코는 언니의 뜻을 이어받아 에쿠레우스의 크로스를 정식으로 계승하고, 에리스의 힘을 봉인한다.
전쟁의 끝과 남겨진 자들
에리스와의 전쟁은 끝났지만, 세계는 아직 평화롭지 않다. 본편의 시간대로 보면 이제 12궁 전투, 포세이돈, 하데스 등 거대한 신들의 전쟁이 시작될 시점이다. 세인티아들은 다시 성역으로 돌아가 재편성되며, 아테나의 곁을 지키는 임무를 계속하게 된다.
쇼코는 언니를 잃었지만, 동료들과의 유대와 아테나에 대한 충성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알게 됐고, 이제는 진정한 세인티아로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총평
『세인트 세이야 : 세인티아 쇼』는 단순한 외전이 아닌, 원작 세계관을 깊이 보완하는 여성 중심의 독립된 전쟁 서사이다. 쇼코의 성장은 단순한 전투력의 향상만이 아니라, 정체성과 감정의 극복, 가족과의 이별, 동료애로 구성된 정통 영웅 서사로 완성된다. 특히 세인티아의 존재는 ‘그림자 전사’라는 콘셉트로 기존의 세인트 시스템의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며,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작품은 신화적 설정과 감정 중심 서사를 적절히 결합하여, 원작의 남성 위주의 전투 중심 진행에서 벗어나 감성과 철학을 가미한 스핀 오프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